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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톤이 남긴 여러 대화 중에서, 사랑이라는 주제를 가장 빛나게 다룬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향연이다. 거기엔 인간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은 갈망이 등장한다. 지성과 아름다움을 함께 지닌 이들이 모인 축제 분위기 속에서, 서로 다른 인물들이 사랑에 관해 각자의 생각을 펼쳐놓는다. 그 모든 말들이 하나의 음영을 이루며, 읽는 사람의 마음에 묘한 여운을 남긴다. 사랑의 본질을 좇는 과정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은 사랑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애정이라 말하고, 또 다른 이는 더 높은 차원의 아이디어와 연결된 경이로운 갈망이라고 주장한다. 모두가 제멋대로 말하는 듯 보이지만, 그 안에 일정한 흐름이 있는 듯도 하다. 어떤 순간엔 사려 깊은 모임이지만, 또 다른 순간엔 술이 오가며 제각각 다른 열기가 뿜어져 나온다. 그렇게 대화가 이어지다 보면, 사랑이라는 말이 아주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어느 모임에서나 중심이 되는 인물이 있기 마련인데, 향연에서는 소크라테스가 많은 말의 중심에 선다. 하지만 소크라테스가 주장을 독점하지 않는 점이 색다르다. 여러 사람이 번갈아가며 사랑을 노래하고 사랑의 성격에 대해 생각을 풀어놓는다. 어떤 이는 사랑을 매우 인간적인 감정으로 표현하고, 또 다른 목소리는 우주의 신비와 연결된 큰 힘으로 그려낸다. 마치 작은 무대에 여러 배우가 차례로 등장해 다양한 극을 선보이듯 대화가 펼쳐진다. 그 모습이 수많은 층위의 사랑을 한 자리에서 보여주는 형식으로 보이기도 한다. 책을 읽는 이도 그 자리에 함께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싶은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다.
출처 : 해피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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