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온도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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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버스나 지하철에서 누군가의 대화를 흘깃 엿들은 뒤 머릿속에 저장해두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면서도 귀만큼은 열어두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 어떤 이에게는 꽤 별스러운 습관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 행위를 통해 건져 올린 말을 곱씹으며 사람과 언어에 대한 생각을 키워나가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조금은 부러움이 피어난다. 이 책의 저자도 그중 한 사람이다. 그는 버스 지하철 공원 같은 곳에서 우연히 스치는 말들을 붙잡아둔다. 꼭 필요한 가방을 챙기는 것처럼, 그는 흘러가는 언어를 모아둔다. 그리고 나중에 천천히 그 말들이 가진 빛깔을 하나씩 살펴서 생각을 그려낸다.

어떤 사람은 타인의 말이나 표정에 빨리 싫증을 내기도 한다. 조금만 반복되거나 단조롭게 느껴지면 그 가치를 잊기 마련이다. 하지만 말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듣는 사람의 머릿속에 들어가서 흔적을 남긴 뒤 또 다른 시간을 통해 변화하기도 한다. 그런 점을 잡아내려면 자꾸 귀를 기울이고 마음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야 한다고 믿는다. 저자는 주변에서 쉽게 흘러가버리는 말에 대한 호기심이 큰 편인 것 같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순간에 태어나는 짧은 문장을 놓치지 않으려는 그의 습관은 때로 독특해 보이기도 한다.

책 속에는 일상에서 건져 올린 여러 표현에 대한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어떤 표현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날카로운 면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다른 표현은 누군가를 위로하고 다독이는 힘을 준다. 사람마다 언어를 고르는 방식이 다르고 똑같은 말도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언어가 한편으로는 다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출처 : 해피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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