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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 시절, 필수 교양 과목인 미네르바 인문 수업에서 처음으로 수전 손택을 만났다. 그때 미네르바 책에 수록되어 있던 것이 「타인의 고통」이었다. 책에 실린 것은 고작해야 원문의 일부분인 5페이지 정도였지만, 당시의 나에게는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지금까지 내가 바라보았던 세상의 모습은 내 눈으로 본 ‘진실’이 아니라 누군가의 손과 뇌를 거친 ‘가공품’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준 것이다. 몇 날 며칠을 걸쳐 직접 가지 않고도 사진과 영상을 통해 세상 방방곡곡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인터넷과 미디어의 장점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왜곡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미디어가 범람하는 이 세상에서, 한 개인이 세상을 주체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이 가능한 걸까? 조금은 무력감을 느끼며 강의실을 빠져나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렇다 해도 그때는 신뢰하던 미디어의 민낯에 충격을 받았을 뿐이었지, 어떻게 보면 그것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전쟁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나와는 크게 관계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출처 : 해피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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