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없음
본문내용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쓴 이야기는 처음 접했을 때부터 강렬했다. 주인공은 그르누이라고 하는 이름의 사내다. 그 배경은 18세기 프랑스의 악취 가득한 거리다. 모든 것이 지저분하게 느껴지고 아무리 향수를 뿌려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냄새가 난무한다. 그 속에서 자란 한 사람에게는 보통 사람과 다른 재능이 있었다. 그 재능은 바로 남다른 후각 능력이다. 처음에는 그냥 신기하게 느껴졌는데 진행될수록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두려움이 생겼다. 무대는 온갖 썩은내와 퀴퀴한 공기로 가득하니 생존조차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그르누이는 버텼다. 악취 속에서 태어나 그 냄새를 몸에 익혔다. 이 이야기의 배경만으로도 꽤 파격적인 인상을 준다.
등장인물 중 가장 눈에 띄는 그르누이는 어릴 때부터 보살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길 위에서 살아남았다. 어쩌면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그 모습이 소설에서 가장 비극적인 요소의 출발점 같았다. 그러나 그가 품고 있는 재능은 아이러니하게도 축복처럼 보이기도 한다. 모든 냄새를 구분하고 심지어 미묘한 차이까지 예민하게 포착한다. 그 능력이 처음에는 순수한 호기심과 열정으로 이어진다. 향수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기세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에게 그 특이한 능력은 결코 아름다운 방향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향기가 있어도 그것만으로 영혼의 깊은 부분까지 채워지지 않는 듯했다. 그르누이는 존재감을 갖기 위해 냄새를 이용하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극단적이고 끔찍한 사건들이 일어나게 된다.
출처 : 해피캠퍼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