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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의 책을 접하면 시장이라는 개념이 왜 그렇게 복잡한 의미를 지니는지 새삼 생각하게 된다. 그는 돈이 우리의 삶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현실을 꺼내어 보이는데, 그 과정에서 개인의 윤리적 고민이 드러나곤 한다. 옆집 아이에게 용돈을 주면서 책을 읽게 독려할 수 있다고 말할 때, 순간적으로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마음 깊숙이 다른 의문이 싹트기도 한다. 돈으로 동기가 생긴 독서가 과연 순수한 학습의 즐거움을 빛바래게 만들지는 않는가. 그리고 혹시나 학습이라는 영역이 금전적 거래와 결합되면서 본질적 가치를 훼손하는 건 아닌지 염려도 든다. 모든 부분을 재화로 환산하는 풍조가 우리 삶의 도처를 뒤흔드는 느낌도 난다. 어쩌면 인간의 관계마저도 상품처럼 바라보게 되는가 하는 우려가 자리한다. 저자는 바로 이런 문제를 다루며, 시장과 도덕성이 어떻게 교차하고 충돌하는지 하나하나 조명한다.
책에서 논해지는 화두는 자못 근본적이다.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경계가 있으며 그 경계를 대하는 태도는 저마다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대상이 괜찮다고 주장하지만, 또 다른 사람은 그건 너무 기계적인 사고방식이라고 느낄 것이다. 한편으로는 시장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경제학적 시각이 대두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 본성을 지키려는 윤리적 목소리가 존재한다. 우리는 편리함을 추구하면서도, 마음 한켠에서는 돈이 무조건적 잣대가 되면 곤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랑이나 우정 같은 것이 가격표로 설명될 수 있을까. 그렇게 만든다면 이미 무언가가 손상된 것이 아닐까. 저자가 지적하듯, 어떤 행위는 돈과 맞교환되는 순간 그 본질이 달라진다. 그러한 위험을 간과하는 사회라면 미래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많은 갈등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출처 : 해피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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