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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모어가 펼쳐 보인 생각은 지금 시대에도 낯설지 않다. 16세기, 그는 유럽 전역의 정치와 사회 제도를 관찰하면서 불평등과 부정부패가 만연함을 예리하게 지적하려 했다. 그가 제시한 이상 세계는 사실상 당대의 문제점을 꼬집는 장치가 되었다. 높은 세금이나 군주의 욕심, 그리고 빈민의 삶이 너무나도 가혹하게 짓눌려 있었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가꾸기보다는 억압 속에 내몰린 경우가 많았다. 경제적, 제도적 모순은 커져만 갔다. 저자는 어느 누구도 그런 환경에서 자유롭게 살 수 없음을 말하려고 했던 듯하다. 사람들에게는 생존 이상의 삶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담았던 것이다.
사회라는 주제가 언제나 사람들의 마음을 자극한다. 하지만 모어가 말하는 모습은 그저 환상만을 말하는 것과 조금 다르다. 오히려 현실 세계가 가진 부조리에 날을 세우고 있다. 부의 편중이나 뿌리 깊은 불평등이 초래하는 갈등을 가만히 두고 보아서는 안 된다고 역설한다. 책 속에서 묘사된 섬은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재화를 나누고 과도한 개인의 축적을 금지한다. 굶주리는 이가 없고, 일은 모두가 분담해 짐을 나눈다. 그 사회는 개인의 사리사욕보다는 전체가 함께 살아가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 놓았다. 그러나 읽다 보면 과연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도 생긴다. 만약 전부가 이상만을 좇는다면 인간의 본능이나 욕망은 어떻게 처리될지 의문이 따른다.
모어가 그런 섬을 자세히 묘사할 때 가장 강조한 부분은 사유재산에 대한 통제다. 그 당시에 사람들은 영지를 갖거나 재화를 독점하려 했다. 그러자 빈부격차가 극심하게 벌어졌고 왕은 전쟁을 통해 영토를 늘리며 부를 축적하기에 급급했다. 그런 탐욕스러운 구조 속에서 과연 시민들이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지, 그 점을 고민하기 위해 섬의 제도가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누구나 평등하게 노동하고, 필요한 것만큼 나누며, 정치적 결정 역시 다수의 합의로 진행하는 분위기다. 읽는 이로서는 조금은 답답할 수 있다. 인간에게 자유의지나 욕심이 있는데 그것을 막아버리는 제도는 너무 엄격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출처 : 해피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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