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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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한낮의 풍경과 꽤 다른 색감을 품고 있다. 세 사람이 강도 행위 후 도망치다 낡은 가게에 숨어드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섰을 때 물건을 훔치려는 마음보다는 당장 몸을 숨기려는 욕망이 더 컸을 것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사연의 편지가 오게 되고 그 낡은 공간은 더 이상 피신 장소로만 머무르지 않는다. 누군가의 고민을 담은 편지가 시간의 경계를 넘어 도착해버렸으니 말이다. 세 사람은 애초에 착한 일을 하려던 자들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더욱 그들의 행동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어쩌면 범죄자라고 불릴 만한 자들이 다른 사람의 고민에 정성을 기울이는 상황이 묘하게 흥미롭게 느껴진다.

처음 이 소설을 접했을 때 달아나는 세 인물의 심리가 그저 불안하고 초조할 것 같았다. 경찰에 잡힐지 모르는 두려움이 가장 컸을 법하다. 그런데 가게에서 닥치는 여러 상황을 보며 그들 안에도 무언가 따뜻한 마음이 살아 있다는 점이 서서히 드러난다. 맞다 틀리다를 따지는 순간이 아니었다. 그들이 도망자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을 가만히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을 보여준다. 외부와의 연락이 끊긴 가게 안에서 과거의 편지가 날아드는 설정은 비현실적이면서도 묘하게 납득이 된다. 작가 특유의 시간 뒤섞음이 소설 전반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 나미야 잡화점에는 예전에 주인이 고민 상담을 해주는 전통이 있었다고 한다. 한때는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 인생 상담으로 꽤 유명했다고 한다. 그래서 사연이 도착하면 가게 주인이 정성껏 답장을 해주고 누군가는 그 답장으로 힘을 얻었다. 시간이 흐르고 그 가게가 폐업된 뒤에도 어딘가에 남아 있던 고민들이 시간을 건너온 모양이다. 그 과거의 전통이 지금에까지 이어진 것은 말 그대로 기적 같았다. 그렇지만 세 사람의 시선에서 본다면 뜬금없이 날아든 편지는 귀찮고 이상한 일인지도 모른다. 막상 그 편지 내용에 대해 생각해보기 시작하면 마음 한구석에 알 수 없는 기분이 생긴다. 범죄를 저지르던 자신들이 누군가를 돕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스스로도 이상할 것이다.

출처 : 해피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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