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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이 남긴 기록 중에서 유독 마음을 사로잡는 부분이 있다. 그 안에는 고대사부터 인물에 이르는 폭넓은 이야기가 담겨 있고, 그의 시선 속에서 시대와 사람에 대한 풍부한 모습이 펼쳐진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며, 어떤 거대한 흐름에 휩쓸리기도 하고 때때로 자신의 힘으로 그 시대를 건너는 모습도 보여준다. 이런 광대한 서사를 접하면, 먼 과거임에도 낯설지 않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마치 지금 우리 사회에도 적용될 법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 중에서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지점은, 고난 속에서도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일 것이다. 거기서 빛나는 생동감과 정직한 감정, 그리고 때로는 치열한 권력 다툼이 함께 엮여 있다.
사마천이 직접 보고 듣고 읽은 기록을 바탕으로 썼다고 전해지는 대목들은, 당시의 현실을 무조건 미화하지 않는다. 역사서라면 흔히 보게 되는 권력자 찬양이나 이상화된 모습이 아니라, 실제 인간이 지닌 다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된다. 허울뿐인 미사여구가 아니라, 좀 더 인간의 약점과 속내가 드러나는 방식이기에 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가 전해주는 이야기 속에는 패권을 좇는 인물들의 욕망, 그리고 그것을 제어하려는 다른 이들의 갈등이 자주 등장한다. 그 와중에 어떤 이들은 자기를 보호하고 동시에 대의를 지키려는 방안을 고민한다. 말로만 정의를 부르짖던 이들도 결국 자신의 이익에 끌려 비틀거리는 모습이 묘사되기도 한다. 그래서 잘못된 선택을 하고 그 대가를 크게 치르기도 한다.
그중 중요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 따로 있다. 보통 전기 형식으로 전해지는 각 인물의 이야기가 인간미를 드러낸다는 점이다. 무심히 흘려보낼 수도 있지만, 거기에는 당대의 가치와 풍습이 녹아 있다. 왕이나 귀족 혹은 병사나 평민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계층의 사례가 수록되어 있어서, 읽다 보면 그 시대의 복잡한 구조가 어느 정도 짐작된다. 문제는 자료의 부족이나 왜곡이 가끔 섞여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인데, 바로 그것이 역사서로서의 한계이면서 동시에 사마천이 보여준 도전이기도 하다. 그는 온전한 진실을 찾으려 노력했겠지만, 결국 당시 기준에서 수집할 수 있는 만큼만 해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출처 : 해피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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