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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이야기는 묘한 매력을 뿜는다. 여러 권으로 이어지는 시리즈 중 첫 번째 권이라고 알려져 있다. 여러 가지 생물학적 지식과 상상력이 교차하고, 인간이 마치 거대한 배경으로 존재하는 듯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개미가 주인공 역할을 수행하기에 사람 중심이 아니다. 어쩌면 인간의 관점이 아닌 다른 생명체의 사고방식을 살펴본다는 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개미 세계는 정교하고 냉혹하며 때론 불가사의하다. 긴박함과 공포감, 그리고 미묘한 모험심이 뒤섞인 분위기가 가득하다.
처음에는 작은 곤충을 소재로 얼마나 이야기가 전개될지 약간 의구심을 느꼈다. 주변에서 개미를 흔히 볼 수 있어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작가가 풀어내는 전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개미가 무리를 구성하는 방식, 대화를 주고받는 방식, 그리고 생존을 위해 벌이는 싸움이 낯설게 다가왔다. 한편, 사람의 주거지에서 시작되는 미스터리한 사건도 뒤얽힌다. 이상한 편지가 등장하고, 알 수 없는 지하실 속 비밀을 파헤치는 인물들 이야기가 함께 녹아 있다. 작가가 제시하는 갈등과 미스터리 요소 덕분에 지루함이 덜했다. 동시에 개미가 펼치는 전쟁과 생존의 모습이 멈추지 않고 이어지는 상황이라 긴장감이 유지된다.
그 작품에서 제일 놀라웠던 부분은 아주 세세한 개미 생태 묘사였다. 개미 사이의 의사소통 시스템이 구체적으로 펼쳐지는 장면이 기이했다. 예컨대 페로몬을 이용한 신호체계를 인간 언어처럼 풀어낸다. 시청각이 아닌 후각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해도 될까, 표현이 조금 어색할 수 있어도 이상하게도 몰입감이 생긴다. 그런 식으로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곤충의 세계를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그 외에도 개미의 본능적인 공격 행위가 꽤 사실적으로 나타난다. 무자비하게 외부자를 물어뜯는 부분이나, 자율적 판단이 아닌 집단적 협동을 우선하는 측면은 소름 끼치는 느낌을 준다.
출처 : 해피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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